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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전투기 쇼핑 이야기

Eijrhnh 2020. 12. 17. 14:25

 

인도네시아 공군의 호크 209TT와 Su-30MK

 

우리나라 4.5세대 차기 전투기 사업의 파트너인 인도네시아 이야기입니다.

2020년 들어 인도네시아가 여러나라와 전투기와 잠수함 구매 협상을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우리나라와 공동 개발하기로한 차세대 전투기(KF-X/IF-X)가 있는데도 말이죠.

급기야 오늘은 인도네시아를 방문중인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장관 대행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의 회담 자리에서 미국 측이 F-15 이글과 F/A-18 호넷에 대한 인도네시아 판매를 승인했음을 전달했다는 내용과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최대 100기를 구입하고 싶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국방부의 전투기 구입 협상은 여러나라와 진행 중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2번이나 패배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인도네시아 공군의 Su-27SK

 

 

총 개발비 8조 8,304억원으로 예정된 KF-X 개발 사업에 인도네시아는 기술 이전과 1기의 시제기, 48기의 양산기 도입을 조건으로 개발비 중 20%인 1조 7,338억원의 분담금을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 인도네시아 경제가 불황에 빠진 후 분담금 납부는 미루어졌고, 작년 1월 밀린 분담금 중 일부인 1,302억원을 납부한 이후 지난달 기준 5,003억원의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가 납부한 KF-X 분담금은 총 2,272억원입니다) 지난달 한-인니 방위산업 협력위원회 회의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는 KF-X 참여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지만, 현재 인도네시아의 행태를 볼 때 의심스럽습니다.

 

 

인도네시아 공군의 F-16C 블록 25 전투기

 

 

인도네시아는 18,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로 동서 횡단 거리 5,210km, 남북  종단 거리 1,760km라는 엄청난 영역을 가진 나라입니다.

바로 북으로 인접해서는 전쟁까지 치뤘고, 현재도 리기탄과 시파단 섬을 두고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제1의 가상 적국 취급인 말레이시아가 있고, 9단선에 근거해 남중국해에서 날뛰고 있는 중국 때문에 영토 분쟁에 휘말리게 되어 전투기와 병력을 주둔시키는 나투나 제도 문제가 있습니다.
광대한 자국 EEZ 해역을 침범해 오는 다른 나라들을 맞상대하기에 현재 인도네시아 공군의 전력은 너무 취약해서 서둘러 증강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 공군의 전투기는 2002년경부터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16기의 Su-27SK / SKM, Su-30MK / MK2 전폭기가 사실상 주력으로, 이에 더해 10기의 F-16 A/B (블록 15OCU)와 23기의 F-16C/D (블록 25) 전투기가 사이드와인더 (J, P -2/4/5 형식) 공대공 미사일과 통상 폭탄 등을 장비해 주간 전용 전술기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각 1기씩의 F-16 A/B 기체들이 MLU 개수에 준하는 개수를 받아 배치됐고, AGM-65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공군의 Su-30MK2 

 

 

인도네시아가 처음 전투기 구입을 협상한 것은 러시아였습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 2018년 러시아 측과 체결된 구입 협상은 11기의 Su-35로 11억 4천만$ 규모였습니다.
대금의 일부는 천연 고무, 팜유 등을 포함한 현물로 지불한다고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제 사정 악화로 대금 지불이 늦어졌고, 미국 정부가 CAATSA (제재를 통한 미국의 적국에 대한 대응법) 에 근거해 2차 제재가 가능함을 경고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Su-35 대신 미국제 F-35A 구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게 됩니다.

 

올 11월초 주미 인도네시아 대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 측에서 인도네시아가 F-35A를 주문하더라도 기체를 인도하는데 9년이나 걸리니, 그대신 빠른 인도가 가능한 F-16V나 F/A-18은 판매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러시아측에서도 Su-35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며 인도네시아에 합작 공장을 차려 생산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인도네시아 공군에 중고 판매 협상이 진행중인 오스트리아 공군의 타이푼 (트랑쉐1 블록 5A)

 

 

그리고 올해 9월초 오스트리아 국방부에서 오스트리아 공군이 운용중인 타이푼 전투기들의 인도네시아 중고 기체 판매가 협상 중에 있다는 발표가 나옵니다. 오스트리아측에서는 저 징그러운 타이푼을 공군에서 쫓아낼 수 있는 기회이다 보니 클라우디아 탄네 국방부 장관이 판매 협상에 적극적인 모양새입니다. (이 구매 협상 규모는 오스트리아 공군의 전체 타이푼 15기 판매로 현재 진행형입니다)

 

또 이달초에는 프랑스의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부 장관이 인도네시아와 라팔 판매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가능하면 올해 안에 계약이 체결되기를 원한다고 밝혀 인도네시아의 라팔 구입도 협상이 진행 중임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48기 도입에 기술 이전이 약속되어 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와 48기 구매 협상이 진행중인 라팔 C 전투기

 

 

인도네시아의 전투기 구매 협상들은 프라보워 국방장관이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현임 조코 위도도 (조코위)  대통령의 군사 무기 도입 계약들을 폄하하기 위해서 벌이는 정치행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최근 몇년간 인도네시아의 주변 정세가 악화되어 가는 것과 프라보워 장관 주변 인사들의 이권을 위한 부분 (PT DI (이전 IPTN, 인도네시아 항공 우주 주식회사)의 일감 문제)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Su-35 11기 도입은 KF-X  (인도네시아에서는 IF-X로 부르며 비공식적으로 F-33이라고도 부릅니다) 50기와 함께 운용할 계획으로 추친한 도입 사업입니다.

※ 인도네시아 공군은 2020년대 중반 이후 노후 전술기들을 퇴역시키고, IF-X를 포함해 140기 이상의 신예 전술기를 운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전투기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한국이 개발하는 KF-X는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밀린 5,000여억원의 분담금을 내고도 앞으로 6년여간 1조원의 분담금을 더 내야하고, 2026년이 되어서야 기본적인 공대공 전투 능력을 갖춘 양산기가 나오니 미덥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방산 수출에 있어 절충 교역을 의무 사항에서 임의 사항으로 바꾼 우리나라측에 대한 시위 행위라고도 생각됩니다)

 

인도네시아 공군이 동시 다발적으로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는 Su-35, 타이푼, 라팔 전투기들이 인도네시아 공군에 도입돼 KF-X와 함께 운용하게 될지, KF-X 대신 인도네시아 공군 주력기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 여기에 미국의 F-15, F/A-18 E/F, F-16V까지 수주 경쟁에 끼어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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