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공군 이야기
스위스 공군 관련 이야기입니다.
지난 12월 29일, 스위스 국방부는 스위스 공군이 2020년 12월 31일부터 2기의 무장한 전투기가 하루 24시간 주 7일 가동하며, 스위스 영공에서 24시간 보안과 주권을 새롭게 확보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정부가 목표로 했던 스위스 공군의 1년 365일 연중 무휴 24시간 스크램블 태세가 갖춰졌다는 이야기 입니다. (LP 24, Luftpolizeidienst 24)
스위스 공군은 30기의 F/A-18 C/D 전투기와 53기의 F-5 E/F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공군은 예산과 인력 부족 문제로 항공 교통 위반 항공기 단속과 영공 침범 항공기에 대한 스크램블 대기를 평일 (월 ~ 금요일) 오전 8시 ~ 정오까지, 오후 1시 30분 ~ 오후 5시 까지만 운영했습니다. (점심 시간 제외 하루 7시간 30분)
2014년 2월 17일 에디오피아 아디스 아바바를 출발해서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하던 에디오피아 항공 702편 (202명 탑승, 보잉 767-3BGER) 이 정치적 망명을 원하는 납치범에 의해 하이재킹 당했을 때, 이탈리아 공군 타이푼 전투기들이 스크램블 해 에스코트 했습니다.
납치된 702편 여객기는 이탈리아 영공을 벗어나 스위스 영공으로 들어갔고, "프랑스 공군" 의 미라지 2000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해 피랍된 에디오피아 항공 702편을 감시하며 에스코트 했습니다.
에디오피아 항공 702편은 스위스 제네바 공항 주위를 선회하다가 오전 6시 2분, 엔진 중 하나가 프레임 아웃 (꺼짐) 해 버려 제네바 공항에 착륙하게 되고 공항은 폐쇄됩니다.
스위스 영공을 침범한 에디오피아 항공 702편에 대응해 프랑스 공군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한 것은 프랑스와 스위스 간에 맺어져 있는 협정 때문이었습니다. 피랍된 여객기가 스위스 영공에 들어온 시간이 스위스 공군의 업무 시간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스위스 공군은 사건 발생 후,
"스위스 공군 기지는 경비 문제 및 인력 배치 문제로 야간이나 주말에는 폐쇄하므로 스위스 공군기가 출격할 수 없었다" 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에 충격을 받은 스위스 여론은 들끓었고, 스위스 공군의 운용 체계를 재검토하게 됩니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출격 대응 태세를 높이기로 합니다.
2016년에는 2 기의 무장한 F/A-18C 전투기가 "평일" 오전 8시 ~ 오후 6시까지 비상 출격 태세를 갖추게 됩니다. 가혹하게도 1시간 30분의 점심 시간에도 일이 생기면 예외 없이 출격해야만 했습니다.
2017년에는 주말을 포함한 1년 365일 오전 8시 ~ 오후 6시까지 2기의 F/A-18C 기가 비상 출격 대기 태세에 들어갑니다.
2019년부터는 1년 365일 오전 6시 ~ 오후 10시까지로 비상 출격 대기 태세 업무 시간이 하루 16시간으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드디어 2020년 12월 31일부터 스위스 공군은 연중 무휴 24시간 비상 출격 태세를 갖추게 됩니다.
※ 이로 인해 매년 3,000 만 스위스 프랑의 추가 예산이 집행됩니다. (370억 4,460만원)
스위스 공군에는 야간 비행을 경험 해 본 전투기 조종사가 없어서 10기의 F/A-18 C/D 전투기와 40명의 파일럿, 70명의 지상 요원들이 작년 11월 영국 공군의 리밍 기지로 파견되어 영국 공군의 지도로 야간 비행 훈련을 받고 왔습니다.
스위스 공군은 노후화된 F-5 와 F/A-18 전투기 중 일부를 대체하기 위한 신형 전투기 도입을 진행해 2011년 스웨덴에서 22기의 그리펜 E/F 전투기를 구입하려고 했지만, 반대 여론이 높아 2014년 5월 국민 투표를 한 결과 그리펜 전투기 도입 반대표가 52% 가 나와 무산 됐었습니다.
스위스는 작년 9월 신형 전투기 구입에 대한 국민 투표가 실시돼 찬성 51% 로 전투기 도입이 결정돼 현재 60억 스위스 프랑 예산으로 30 기 정도의 전투기를 도입할 계획 입니다.
※ 미국 정부는 스위스에 대한 F-35 와 F/A-18 E/F 의 판매를 승인했습니다.